전체 글 483

견마배

[거덜과 피맛길 ] "저 사람 거덜 났다" 소비가 심하여 경제적으로 곤란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거덜은 조선시대에 말(馬)을 관리하던 관청인 사복시(司僕侍)의 하인(下人)이다. 거덜은 귀인의 행차가 있을 때 그에 앞서가며 길을 틔운다. 지체 높은 자의 곁에서 “쉬~ 물렀거라” 권마성(勸馬聲)을 외치는 거덜은 길거리에서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백성들은 관리들이 지나갈 때마다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춰야 했다. 먹고살기 바쁜데 거덜의 발길질까지 감수하며....!! 그래서 생겨난 것이 피맛길! 구불구불하지만 지저분한 뒷골목이 백성들에겐 더 마음 편했던 모양이다. ‘피맛길’은 높은 사람의 말을 피한다 (피마 避馬)는 뜻이지만 사실은 앞장서서 거들먹거리는 '거덜'을 피하는 것이었다. 거덜들의 횡포가 심하여 그들에..

팥죽day

어제는 동짓날. 365일 24 절기 중 22번째인 동지는 태양이 황경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다. 1년 중 밤이 가장 길어 음의 기운이 강하기에 붉은팥이 묻은 생알을 먹음으로써 양의 기운을 보충하여 신체의 밸런스를 유지한 선조의 지혜다. 또한 작은설이라 불리며 한해의 액을 막아낸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 동지는 애동지다. 양력으로 음력 11월을 기준하여 동짓날이 초순이면 애동지 중순이면 중동지 그믐쯤이며 노동지라고 한다. 이번에는 팥시루떡을 먹는 날이지만 사무실 밥사 패밀리들과 팥죽 day를 하기로 했다. 유튜브를 믿고 요리사로 나섰다. 쿠쿠 잡곡모드로 팥을 삶고 백미모드로 (햇반도 가능 ) 밥을지었다. 삶은 팥에 물을 붓고 핸드믹서기로 간 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밥과 생알심을 넣고 구운 소금으로 간하여..

빈자리

마당냥이 뽁보기가 사라졌다. 테라스에 둔 나로의 빈 집을 자신의 집으로 사용한 지 두어 달 남짓 되었을까. 뾰족한 턱선이 토실하게 살이 붙어 인물이 좋았다. 얼마 전 구토를 한 뒤 자취를 감췄다. 오지 않는 녀석을 기다리며 며칠 동안 밥그릇을 내놓았지만 밥이 그대로다. 뽁보기는 활동영역이 꽤 넓었다. 출퇴근길에 우연히 만나면 괜스레 반갑고 걱정도 되곤 했다. 연일 한파가 몰아치고 기온이 뚝 뚝 떨어지는데 어디서 지내는 걸까? 더 따듯한 곳이 생긴 것일까? 사람을 보면 경계 끝판왕이었는데...!! 내 손가락에 상처를 주고 이제 다 나으려고 하니 홀연히 사라졌다. 내년 봄에나 나가지..!! 우연히라도 만나고 싶은 뽀보기 자식.

폭탄

퇴근길에 동생이 집에다 내려주고 간 시금치 한 자루 요리하는 지인이 얼려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기에 특별히 부탁했다. 섬초로 불리며 겨울철 바닷가 노지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비금도 시금치. 한 봉다리가 한 자루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 한채... 다듬고 데치고 씻기를 반복하는 사이 차가운 물에 손가락 마비가 왔다. 10킬로 시금치 폭탄 섬초 한 자루 4만 원??? 섬초라면 있을 수 없는가격이다...!! 음~~~ 모양새까지 아니 아닌데...ㅠㅠ 아무래도 족보 없는 구냥 시금치다. 에라잇~~~ 폭파시키자. 모두 개별 비닐봉지로 분산.

한동훈 장관이 포토라인에서 한 말이다. "처음에는 땅 위에 길이 없었다. 그러나 함께 가면 길이 된다."라고.. 이 말은 중국의 문호 '루쉰'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희망이란...!! 길처럼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ㅁㅈㅇ 전 대통령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되돌릴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할 때 소름이 돋았었다. 끝내 너덜너덜해지고서야 정신이 들었지만...!! 함께 뜻을 모아 움직일 때 희망은 이루어진다. '어둠'이 '빛'으로 '절망'이 '희망'으로 마음은 모두 하나다. 모든 '부정'을 모..

반값택배

처음으로 gs 반값택배를 이용해 보았다. 편의점에 비치된 반값택배 모니터에서 회원가입은 쉽게 할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편의점으로... 작은 물건의 이동은 직접 가져다주거나 일반 택배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저울에 달고 송장을 출력하고 상자에 부착하는 모든 과정이 셀프다. 한때 셀프 주유소가 나왔을 때 생소함이 주는 두려움에 주유하러 들어갔다가도 되돌아나와 직원이 있는 곳으로 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셀프다. 예전에는 무조건 모른다고 하면 장땡이었는데... 요즘은 국물도 없다. 시류에 밀려나지 않으려면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배워놓고 봐야 한다..

카르마

유투브에서 카르마에대한 영상을 보았다.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있을까? 나인데...!! 내 의지 내 생각 내 몸 모두 내 것인데... 아무리 도덕책을 가슴팍에 꽂아도 쉽지 않던 마음공부가 한 번에 정리되었다. 카르마란 세 글자. 입이든 눈빛이든 마음이든 그 무엇이든 나에게 속한 것으로 원인을 만들면 그에 따른 결과가 반드시 일어난다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다. 작용의 힘보다 반작용의 힘이 더 크다면 선한마음으로 작용을 일으켜야 한다. 법구경의 참 공양구든 유사한 명언구절이든 모두 그 말이 그 말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카르마!!! 누군가를 때리고자 한다면 기억하라. 머지않아 자신에게도 곧 이자가 붙은 종합선물 세트가 도착한다는 것을...!!

댓글 품앗이

티스토리 댓글 품앗이... 처음에는 횡간 없이 꼬리를 물고 다녔고 또 얼마쯤은 맞구독자와 방문자 위주로만 손가락 인사를 하였다. 실제 유익한 정보를 접하기도 하였고 새로운 지식도 얻었으며 좋은 글로 힐링타임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점점 공회전만 돌리는 자동차 매연처럼 피로감의 정체를 찾던 중 즐겨 찾던 인기 구독자의 글이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그는 실행으로 옮겼다. 댓글 품앗이로부터 해방을... 일상의 자그만 숨구멍 같은 티스토리 이곳의 영혼 없는 댓글 품앗이가... 이유였을까? 나도 산소통만 짊어지고 잠수해 버릴까 생각 중이지만.. 진정성 있는 공감 구독자 몇 명 정도는 괜찮을 듯하다.

눈나비

화르르 눈나비 떼가 차창 앞으로 휘몰아친다. 낮은 지붕 위로 하얀 텍스타일이 생기는 눈 내리는 12월. 구붓한 엄마의 느린 걸음을 쫓아 보라색 모자 위로 나풀나풀 내리는 눈나비. 가슴 밑바닥 한 가득 그리움이 일면 몹시도 보고 싶은 사람. 오늘 같은 날에는 아부지 오시려나..!! 꾸역꾸역 내리는 눈발 세상천지가 정결해질 때 지친 하루를 접고 집으로 오시던 아부지. 따라온 발자국 마당에 세워두고 은가루를 털어내던 아부지 점퍼에서 바람이 까르르 쏟아지곤 했다. 싸릿대 비질에도 아랑곳없는 백색 무희들의 공연. "죽은 사람은 생각하지 말고 산사람들끼리 재미있게 살아. " 라고 하시던... 아부지 떠나시고 벌써 8번째 맞는 기일. 소복소복 쌓이는 눈 아부지 다녀가셔도 그칠 것 같지 않은 뽀얀 눈나비 떼. .

수필단상 2023.12.16

이쑤시개 숲

재건축 재개발이 지나간 곳곳에 타워크레인이 섰다. 높은 담장을 치고 철거를 할 때만 해도 주변이 새로워진다는 설렘이 있었다. 수개월이 지나자 콘크리트 괴물은 점점 모습을 드러냈다. 49층중 머리도 아닌 허리를 보려해도 고개를 젖혀야 한다. KBS 다큐 환경스페셜에서 고층건물은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흔들림으로 뇌파에 영향을 미쳐 유산율이 높다고 한다. 환경유해물질도 공기의 기류를 타고 고층으로 올라가 수치가 높게 나온다고...!. 재난발생시 구조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며 자연재해는 물론 인재의 위험까지 있다는 것이다.. 119 소방헬기 담당자는 [도대체 어쩌자는 거냐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람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높이는 나무가 자라는 높이라고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 슬럼화된 고층건물을 선례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