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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타워

타이베이 101타워... 먹먹한 귀막힘은 침 한번 꿀떡 삼키면 뻥뚫린다. 35초만에 5층에서 89층 도착. 타이베이 시청사와 갤럭시 24 광고는 어깨 뿜뿜 압권이다. 개미떼처럼 들어가고 나오고 올라가고 내려온다. 꼬불 줄을따라 질서정연한 세계인. 한국말로 떠들다가 부딪히면 쓰미마셍 (すみません ) 한국말로 놀다가 대답할땐 메콴시 (没关系) 말이 통하지 않아도 사진 찍어주고 양보하고... 도와주는 우리는 세계인. 만국 공통어는 바로 스 마ㅡㅡㅡㅡ일 !! 😊😃

감동란

눈을 감고 2시간 20분. 타오위안공항이다. 대구공항에 뜬 달을 이곳까지 옮기느라 비행기 날개는 몸살을 앓았다. 중국은 일국양제를 선회하며 대만도 중국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대만인은 중국인이기를 완강히 거부한다. 검색대를 지나고 마지막 출구가 나왔다. 보안 직원이 랜덤으로 선별하여 검색대위로 캐리어를 통과시킨다. 하필 내가 당첨될 줄이야 ....! 28인치, 25인치 캐리어 두 개와 백팩에 크로스백까지...!! 순식간에 국제 특수요원으로 분류되었다. 조용히 특별장소로 가자고 한다. 뭐지? 왜지? 군고구마, 커피콩빵, 땅콩강정, 알타리김치? 뭐? 뭐? 달걀? 캐리어에 숨겨온 먹으면 감동하는 달걀 폭탄 15알과 군고구마 수류탄이 발각되었다. 먹을거리로 위장한 대한민국 신무기는 타오위안 공항에서 무지한 보안요..

한 줌

이 자리 이곳 시간을 거슬러 먼지처럼 사라진 한 줌의 흔적들. 공룡이 살았던 발자국을 따라와 쏟아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살아있는 한 줌의 호흡들이 각각의 숨결로 타이핑되는 방대한 기록서 생명 있는 것들에게...! 쓰러지고 다친 영혼에게...! 삶을 마치고 파고드는 죽음까지 모든 것들을 순순히 받아주는 밑받힘이고 안식처인 그대에게...! 수억만 년 흩어지고 밟히며 무자비하게 이용당하여도 이 자리 이곳을 지탱해 주는 그대에게...! 귀 기울여 주고 싶다. 무심코 내뱉은 누군가의 침을 닦아주고 싶다. 바닥에 엎드려 바닥과 호흡하며 사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배웅

오랜만이다. 버스 기다리기...!! 자동으로 문이 열렸다. 헐렁한 버스 안은 리무진보다 더 쾌적해 보인다. 치이~~~~~익 차 문이 닫히자 버스가 출발한다. 유리창너머로 손을 흔들며 버스 꽁무니가 보일 때까지 그곳에 서 있었다. 사람의 무게는 떠나보면 알게 된다. 마음 갈피 속에서 불쑥 튀어나와 심장을 짓이기는 녀석의 생떼로...!! 떠나보낸 흔적은 내밀한 언어로 각인되어 바람이 불거나...! 눈이 내리거나...! 시도 때도 없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40년 전 그 친구를 보낼 때처럼...!!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르면 돌아가야 할 곳을 잊어버리고 버스가 끊길 때까지 의리로 포장된 핑퐁 배웅을 했었다. 등짝을 붙이고 살지 않아도 어깻죽지 나란히 하고 한 곳을 향해 가기로 했던 친구들...! 기타 교습소가 ..

도깨비

소크라테스는 대중의 의견을 라미에 (Lamiae)라고 했다. 그 뜻은 아이들을 놀라게 하는 괴물. 바로 도깨비다. 라미에(Lamiae)를 통제하기 위해 매스 미디어(mass media)라는 늑대가 나타났다. 미디어는 대중의 일상과 잠재의식과 감정을 통제한다. 그들이 가라는 곳을 가고 먹으라는 것을 먹고 꿈꾸라는 데로 꿈을 꾼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어느새 매체가 주입하는 가공된 지성과 정제된 단맛에 길들여졌다. 이제 도깨비방망이를 되찾을 차례다. 스피커에서 귀를 떼고 스크린에서 눈을 떼야한다. 정보를 비판하고 걸러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눈뜨면 열고 눈 감을 때 닫는 잘 다듬어진 도깨비방망이...!! 현대인의 손에 하나씩 있는 이 녀석...!!

날개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을까? 자고 나면 천정부지로 치솟던 부동산 가격. 하느님보다 건물주가 높다는 것을 공감하던 때가 있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되지 않는 기현상에 기쁨의 비명은 어느 때부터인가 비통의 절규로 바뀌었다. 은행 담보대출 50%로 제한할 때 눈치를 챘어야 한다. 개인 부동산에 닥쳐올 쓰나미를...!! 은행은 이자로 살찌고 토해놓은 물건까지 그저 먹으니 이런 것을 두고 '꿩 먹고 알 먹고 '라고 하는가 보다.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하는 부동산의 폭락. 정녕 추락하는 것의 날개가 있는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쪼가리

영화 리프트를 보았다 (비행기를 털어라) 한국작가의 NFT작품이 2천만 달러에 거래된다. NFT란? 한마디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 유무형의 존재를 디지털화하고 그 디지털 쪼가리로 나눠 각자 소유하고 거래하고 증식하며 자산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퍼즐그림의 완전체를 수십 수백 조각으로 깍둑썰기 한 뒤 조각마다 고유번호를 붙여 각각의 값을 갖도록 한 블록체인 상의 토큰이다. 고유번호가 다른 깍뚜기 한 알의 개별성은 위변조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암호화폐시장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NFT의 시초는 2017년 가상의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대퍼 랩스에서 출시한 게임으로 온라인에서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고양이를 모으고 교배시키는 수집형 게임이다. ..

집게발

대게파티다. 수북이 쌓아 올린 대게...!! 빈 접시에 포크만 들고.. 딸 옆에 앉았다. 대게집 딸내미도 울고 갈 실력으로 살을 바르는 솜씨가 능숙하다. 대게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집게 다리다. 그 집게의 속살은 유난히 쫄깃하고 탱탱하다. 30년 전 언젠가 병원에 있을 때 옆침대 환자가 먹지 않고 남겨둔 집게발 튀김. 이틀째 금식이던 내 눈에 밀가루살이 잔뜩 오른 붉은 집게발의 유혹은 지금도 생생하다. 야구공만큼 부풀어오른 집게발 튀김이 식탁 위를 평정할 즈음 보다 못한 탤런트 신구 선생님이 이런 말을했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법(法)

휴지통 뚜껑이 부러졌다. 아무리 뒤져도 접착제가 보이지 않는다. 며칠 전에 쓰고 분명히 잘 두었는데... 무엇을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는 우리 집에서 나를 제외하고 딸과 털 달린 아들 나로뿐이다. 딸은 못 봤다고 하고 그렇다면 범인은 필시?? '나로다.' "접착제 어떻게 했어? 어디 숨겼어~~~!" 귀만 쫑긋거리는 나로 커다란 눈동자로 자기부죄거부(自己負罪拒否) 묵비권을 행사중이다. 나의 흐린 기억력을 탓해서 무엇하랴 차라리 나로에게 덤테기나 씌워버리자. 그게 法 (법)이다. 죄지은 자가 아니라 힘없는 자에게 적용되는 것. ㅋㅋㅋㅋ

로봇

[앞산육회비빔밥] 음식을 주문하자 곧 밑반찬이 나왔다. 배고플 시가 되어서일까? 밥이 나오기도 전에 반찬 접시가 모두 비워졌다. 서빙하는 아가씨 인상이 얼음 같지만 모르는 척하고 반찬을 더 부탁했다. 금방이라도 던지고 갈 것처럼 말 한마디 없이 냉램함을 더해 빈접시를 채워 왔다.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분위기가 쏴~~~해졌다. 음식이 짠지~~~ 단지~~~~ 맛은 이미 뒷전이다. 요즘은 어딜가든 손님이 더 비비고 너스레를 떨어야 한다. 최저임금에 맞혀진 종업원의 응대에는 웃음이 없다. 눈인사, 코인사, 말인사 그런 것을 기대하면 밥 한 끼 손님의 욕심인가? 차라리 사람보다 키오스크 메뉴판에 주문하고 진짜 로봇이 서빙하면 감정손실은 없을것이다. 요즘은 사람이 더 로봇같다. 울 아버지 생전에 절대 로봇트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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