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빈자리

최포근 2023. 12. 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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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냥이
뽁보기가 사라졌다.

테라스에 둔
나로의 빈 집을
자신의 집으로 사용한 지
두어 달 남짓 되었을까.

뾰족한 턱선이
토실하게 살이 붙어
인물이 좋았다.

얼마 전
구토를 한 뒤
자취를 감췄다.

오지 않는 녀석을
기다리며
며칠 동안 밥그릇을
내놓았지만
밥이 그대로다.

뽁보기는
활동영역이 꽤 넓었다.
출퇴근길에
우연히 만나면
괜스레 반갑고
걱정도 되곤 했다.

연일 한파가 몰아치고
기온이 뚝 뚝 떨어지는데
어디서 지내는 걸까?

더 따듯한 곳이
생긴 것일까?
사람을 보면
경계 끝판왕이었는데...!!

내 손가락에
상처를 주고
이제 다 나으려고 하니
홀연히 사라졌다.

내년 봄에나
나가지..!!

우연히라도
만나고 싶은 뽀보기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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