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요. 파묘요. 파묘요." 장손이 할아버지 무덤을 삽으로 두드리며 파묘를 고한다. 장손들에게만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묫바람이 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과도한 공포조성을 위해 화면과 음향이 시작부터 눈의 피로도를 높였다. 젊은이들은 아직 오컬트적인 영화에 호기심이 많지만 한 갑자 언저리를 살고 보니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에 공감한 지 오래다. 북한땅이 보이는 백두대간의 허리춤. 여우가 호랑이 허리를 끊었다며 쇠말뚝이 등장한다. 일제시대 쇠말뚝의 99%는 좌표로 인정하지만 나머지 1% 쇠말뚝은 민족정기를 끊기 위한 것이란다. 무덤가에 여우 때가 나온다. 호랑이가 고작 여우 몇 마리에게 허리가 끊기면? 종이호랑이라는 말인가? 일본의 쇼군이 장손의 몸에 빙의되어 북으로 전진을 하자며 손을 쭉 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