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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두부

문경읍 소재 당포식당 산초두부 12,000원 도대체 무엇이기에 문경산중 첩첩 골짜기에서 두부 한 모 가격이 이정도라니 입이 딱~ 벌어졌다. 이유인즉 산초기름 한병에 17만원 이란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독이 있건 없건 거의 만병통치약에 가깝다 몸에 좋다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일단 주문부터 하고보자. 젓가락들고 기도하는 사이 두부가 나왔다. 뭐지? 두부구이가 아닌 생두부에 녹색 기름 줄줄~~ 중국음식 향신료에서 많이 맡아본 그 냄새 ... 몸에 좋다니 비싸다고 하니.. 조금도 남김없이 먹기는 다 먹었다.

혼쭐

기온이 내려가니 마당 모란은 초코렛색 씨앗을 쏟아버리고 물기 없이 오그라든다. 마당에 비질하는 것이 무슨 큰 일이라고... 비닐봉지를 들고 떨어질 잎들을 미리 따기 시작했다. 똑 똑 똑~~~~~ 봉다리 가득 채워질 즈음 그만 그 녀석을 보고 말았다. 이파리마다 품고 있는 꽃눈... 긴 겨울 지나도록 홀로 이겨낼 아기 꽃눈에게 엄마 이파리를 억지로 떼어놓은 무지의 나쁜 손에게 때찌~ 때찌~ 혼~쭐~내는 중.

괴뢰팀

네이버에서 괴뢰를 검색하니 1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인형. 2남이 부추기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라고 나온다. 백두산 구경차 단동에 간 지인이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치고 귀국하는 북한선수단 사진을 보내왔다. 한국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반갑게 인사를 해도 모두 묵묵부답이라며 북한선수는 벙어리 같다고 했다. 며칠 전 북한 축구 중계방송에서 그들은 대한한국을 괴뢰팀이라고 불렀다. 중국 내 북조선식당에는 한국사람 출입을 엄격히 금지한다. 한마디로 [남조선 사람에게는 서비스를 하지 않습네다] 이 말이다. 그런 북한 사람들이 남쪽 괴뢰들에게 말 서비스해주길 바라다니....!!! 꿈이 야무지다.

핵개인주의

어제 사무실에 냉난방기를 달아준 설치기사는 성격도 좋고 인물도 좋은데 43살 총각이라고 했다. 자전거 배송해 준 사장님 아들도 41살이나 된 총각이라고 한다. 멀쩡한 총각들을 버려둔 처녀들은 도대체 눈을 감고 다니는 걸까? 설치기사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구속되기 싫다☆ 많은 호칭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책임과 의무의 짐을 지기 싫다. 처녀들도 그런 것일까? 부지불식간에 핵가족시대는 끝났다. 세대 적응은커녕 이름도 못 외운 채 새로운 세대를 맞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핵개인주의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기자전차

오랫동안 공부를 한 딸이 드디어 취직을 했다. 공식적으로 국가에서 주는 첫 월급을 받은 것이다 몇 달 전부터 당근에 올라오는 전기자전거를 모조리 검색하는 나를 눈여겨보았던 모양이다. 괜찮다. 그냥 보는 것이다. 거부하는 나를 극구 데려가서 사준 전기 자전거 삼천리 PHANTOM DAISY이다. 수억을 들인 보람이 전기자전거가 되어 돌아왔다. 사무실에 있는 바구니가 달린 부인용 페달자전거 나의 분홍 페라리가 이미 있다. 충전을 하고 안지랑역까지 오르락내리락 시승식을 했다. 비싼 가격임에도 쿠션 없는 안장은 옥에 티다. 지면의 요철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의 신남은 궁둥이 깨지는 줄 고통으로 돌아왔다. 딸~~~~~고마워. 다음차는 쿠션 있는 걸로 부탁할게....!!

딱밤

그 집에는 밤식빵이 맛있다. 오실 토실 살찐 알밤은 보기도 좋지만 먹기에도 좋다. 밤송이를 벌리면 알밤옆에 쌍동밤 쌍동밤옆에 쭉정이가 있다. 어느 날 알밤을 시샘하는 쌍동밤의 조잘거림으로 밤송이가 터지고 숲은 소란스럽다. 한 곳에 몸담아 벗인 줄 알았더니 아는 만큼 떠드는 못난이 쪽밤에겐 딱밤이 약이다. 밤 숲의 정령이 망치를 들었다. 알밤을 까느라 날 밤을 지새운 쪽밤은 그 입에 죄가 있고 조잘거림에 귀를 대준 쭉정이도 그 귀에 죄가 있으니 이 둘은 밤 숲에 가두어 함께 썩어가는 벌을 내린다. 꽝! 꽝! 꽝! 사람 사는 세상도 마치 밤송이 속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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