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뒷뜨락에 피던 감꽃. 도톰한 꽃을 무명실에 꿰어 목에다 걸면 이 세상 어떤 공주도 부럽지 않았다. 감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잎사귀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아 윤기 흐르는 초록 드레스로 단장한 여신이었다. 단발머리 아이들은 감나무 밑에 쪼그리고 앉아 종일 공기놀이를 했다.. 손톱이 닳도록 해 질 녘까지의 재잘거림은 마치 어린 새떼 같았다. 나이 쉰을 훌쩍 넘기고 뽀드득한 감꽃을 보면...!! 반짝이는 감잎을 보면...!! 매끄러운 가지를 보면...!! 공기놀이에 빠진 어린 시절 꼬질이 동무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