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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뒷뜨락에 피던 감꽃.
도톰한 꽃을
무명실에 꿰어 목에다 걸면
이 세상 어떤 공주도
부럽지 않았다.
감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잎사귀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아
윤기 흐르는 초록 드레스로
단장한 여신이었다.
단발머리 아이들은
감나무 밑에 쪼그리고 앉아
종일 공기놀이를 했다..
손톱이 닳도록
해 질 녘까지의 재잘거림은
마치 어린 새떼 같았다.
나이 쉰을 훌쩍 넘기고
뽀드득한 감꽃을 보면...!!
반짝이는 감잎을 보면...!!
매끄러운 가지를 보면...!!
공기놀이에 빠진
어린 시절 꼬질이
동무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