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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5월 8일 어버이날이다. 지난해 음식점만원으로 푸대접을 받고 딸들과 하루 앞에 저녁을 먹었다. 케이크도 불고 카네이션으로 금빛 폭죽도 터트리고 금일봉도 받았다. 원금회수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초년생의 박봉에서 매월 떼어놓은 예비비이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제일 힘든 어버이는 신혼부부다. 위로 시부모. 친정부모 얄팍한 월급으로 인사할 곳은 왜 그리 많은 지....!! 아래로는 카네이션도 못 접는 아기돌보기, 기저귀갈기 우유 타기. 놀아주기 등등 정신이 없었다. 이런 날이 내게도 올 줄이야! 카톡 알림음이 울릴 때마다. 선물도 함께 온다. 시골에 계신 엄마한테 가려고 전화를 했다. 엊그제 보았는데 일부러 먼 길 오지 마라고 한다. 그 말을 곧이듣고 종일 그렇게 뭉그적거렸다. 몇 번이나 더 맞이하게 될지 모르는..

용기

사무실로 손님이 왔다. 낯이 익은 얼굴이다.. 내놓은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조정하고 싶다고 한다. 1년 전에 왔을 때 30년이 지냐 26평 복도식 나 홀로 아파트를 2억 4천에 내놓았다. 6천8백에 분양받아 30년을 살았으니 그 가격이라면 무조건 대박이다. 매물은 페이지를 넘기며 잊혀갔다. 일 년을 훌쩍 넘기고 오늘에서야 1억 7천으로 가격이 내려왔다. 진즉 4천만 원을 내렸으면 거래되었을 물건이었지만 현재의 1억 7천도 매매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시간에 비례하여 집값도 점점 내려갈 뿐이다. 고금리 불황의 시대. 수요는 줄고 공급만 늘어난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은 분양시장을 마비시켰다. 신축시장도 비상인데 구축시장은 더 말할 것이 없다. 남보다 조금만 더 내렸으면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에 정리되었을 것을....

인사

결혼식이다. 자식을 출가시키는 양가부모들은 하객맞이에 정신이 없고 신랑신부는 사진촬영으로 바쁘다. 예식이 끝나고 폐백이 없으니 가족들도 뷔페로 자리를 옮겼다. 얼마쯤 지났을까? 신랑신부가 고운 한복 차림으로 내려왔다. 장인장모는 새로 맞은 사위와 딸을 집안 어른들께 데리고 다니며 인사를 시켰다. 장인형제 6형제 장모형제 9형제라니 딸린 가솔까지 소개하느라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결혼과 동시에 시댁은 찬밥신세다. 장인장모가 먼저 시댁어른부터 찾아뵈라고 하였으면 좋았을텐데....!! 이미 처가 쪽으로 돌고 있으니 시댁어른 뵈러 가자고 중간에 나설 수도 없고 결국 시댁에는 식사가 끝나고나서야 찾아왔다. 요즘은 따로 예법이 없다고 ....!!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찾아본다고 하지만...!! 서로 다른 집안이 만나..

개조카

아잔이.. 오빠네 강아지 이름이다. 강아지인데 숙녀라서 강아진이 되었다. 어느 날 오라버니가 아진이를 향해서 "고모한테 가봐"라고 했을 때 나는 졸지에 개고모가 되었다. 나도 털 달린 아들 나로가 있다. 아기 고양이일 때 중성화 수술을 하려고 병원에 갔을 때다. 안내원이 접수를 하면서 "아기 이름이 뭐예요?"라고 물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아기 아니고 고양이예요."라고 말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요즈음 개조카....!! 고양이 아들...!! 이제는 네발 달린 자식으로 안부를 묻곤 한다.

다림질

다리미를 꺼내고 녹말풀을 뿜었다. 이제부터는 다림질을 할 차례다. 요즘 내가 가는 공부 모임 단톡방은 시끌시끌하다. 자존심이 마치 다려놓은 모시셔츠 같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맡은 직무를 쉽사리 던지고 조직을 떠나버린다. 구겨진 옷은 다리면 되는데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한번 구겨지면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지 않는가 보다. 사소한 말에도 생각이 있어야 하고 바라보는 눈빛에도 생각이 있어야 한다.

내시

여자들 셋이 작당을 하면 멀쩡한 사람도 순식간에 바보가 된다. 사람이 모이는 곳 무슨 무슨 단체의 추대란? 독이든 성배와 같다.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공짜 숟가락이 어디있겠는가? 몸으로 말하기보다 입으로 말하는 자들...!! 아방궁을 지키는 내시처럼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건지 너무도 잘 알지만 ....!! 정작 자기는 하지 못한채 아바타를 놀이하듯 끝없이 황송함을 아뢰는 자들이다.

새들과춤을

넷플릭스에서 올라온 다큐멘터리 [새들과 춤을] 보았다. 영국작품 (감독 휴 커디, 2019) 작품을 보고 나면 ‘새대가리’ 같다는 말을 쓰지 못할것 같다. 작품의 배경은 오스트레일리아 북쪽 뉴기니섬이다. 넓이 78만 5,700㎢로 그린란드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동부는 파푸아뉴기니의 영토이고, 서부는 인도네시아의 영토 뉴기니섬이다. 뉴기니섬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정글 섬이다. 이곳에서 각종 새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환상적인 구애 행위를 진화시켰다. 길게 두 가닥으로 땋은 듯한 긴 머리깃을 자랑하는 ‘기드림극락조’는 ‘ 흔들기’의 명수이다. 검은 낫부리극락조의 특이한 어깨 깃털은 오랫동안 용도가 밝혀지지 않았다. 어깨 깃털을 머리 위로 감싸 올려서 마치 검은색 비행선모양을 한다. 맥..

쇼핑

어제는 서문시장을...!! 오늘은 현대백화점을 갔다. 조카의 결혼식이 임박해지자 괜스레 옷장이 텅 빈 것 같다. 결혼풍속이 바뀌어서인지 요즘은 주례도 폐백도 없다고 한다. 고모라도 얼굴 들이밀 자리가 없으니 굳이 옷을 갖춰 입을 필요 또한 없다. 며칠 동안 옷장 속에 있는 옷들을 이것저것 꺼내놓고 맞춰보다가 쇼핑을 나선 것이다. 원피스 한 벌을 샀지만 가성비로는 빵점이다. 터무니없는 옷값은 마치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같다. 높은 시장가격에 소비자는 등을 돌리고 판매자의 손실과 재고 증가는 소비시장의 불균형으로 초래할 뿐이다. 사람이 신상이 아니라서 옷이라도 신상품을 입어야 하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 문득 TV에서 본 다큐멘터리 '버려진 옷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끔찍한 영상이 떠올랐다. 쇼핑 ✋️..

특검

밤사이에 무슨 일이?골목을 나서자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하필 cctv사각지대에서생긴 일이다.발자국을 살펴보니분명 사족보행생명체임이 틀림없다.이  문제를처리할 사람도  나뿐이고피해를 볼 사람도나와 관련된 사람들이가장 유력하다.일단...!!사태처리부터 해야 한다.양동이에 물을가득 들고나가힘차게 쏟아부었다.골목을 지나가는행인이 힐끗 쳐다본다.왜지?내 얼굴이 달아오르다니....!!내 💩 도 아닌데...!!어떤 녀석이 범인인지발본색원하여처벌을 해야 한다.굴뚝만 보고도사골 뼈다귀까지 유추하여특검부터 하자는 게요즘 유행인데...증거를 확보하고 덮을 수는 없다.🐕 인지🐱 인지 국과수에 표본채취 샘플 분석을 맡긴 후cctv를 추가설치하여야 한다.고 씨로 판명될 경우포획틀을 마련하고녀석에게공중도덕 훈련을 강화해야 ..

성별

TV MBN 불타는 장미단을 우연히 보았다.MC는 양세형과 박나래...!!빡빡이 홍석천도수시로 마이크를 잡는다.'옆집오빠'를 선곡한 뒤꽃무늬가 요란한쟈켓을 입고 몸을 흔든다.마지막으로홍석천이 무릎을 꿇을 때안전한 오빠라는자막이 띄워졌다.안전한 오빠??여러 방송사에서Mr. 홍을 띄울 때마다보는 나는 편하지 않다.홍석천은 남자인데여자로 살아간다.대한민국은뿌리 깊은 유교의 영향으로보수주의적 성향이 강하다.홍석천은 2000년 9월에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였다.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잠시 활동을 중단하였지만삶의 태도에는 늘 열심이다.마땅히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부모들은나와 비슷할 것 같다.혹여 자식이 동성의 배우자를 데려온다면 기절초풍부터 할 테니까.여자의 삶을 살아가는 홍석천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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