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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인도블록 틈새로
자라는 잡초를 뽑는 일은
봄부터 가을까지 이어진다.
손톱만 한 풀도
순식간에 씨앗을 터트린다.
발밑에 납작 엎드려
줄기만 뜯길 뿐
뿌리까지 뽑기란 몹시 어렵다.
급기야 제초제를 뿌리고 나서야
한시름 덜었다.
"잡초"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라고 사전에 씌어있다.
저절로 나서 자라는 것...!
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데
잡초만은 저절로 잘 자란다.
잡초의 강한 유전자를 통한 생존전략은
동식물계의 최고수라고 할 수 있다.
지천으로 널려 있는 잡초는
개별적으로는 약하지만
다량의 번식으로 약한 단점을 보완했다.
옥스퍼드 사전 속의
잡초는 원치 않는 곳에 자라는
식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잡초는
농업 환경에 따라 약 5%에서 25%까지
농업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하지만 잡초가 주는 순기능에 비하면
그 피해는 오히려 미미한 수준이라고도 한다.
잡초는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화학비료와 같은 관행농법의 단점을 보완하며
침식을 방지하고 토양의 영양성분이
하천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아준다.
잡초는 식물계의 적십자로 불릴 만큼
비옥한 토양으로 환원되는 대지의 파수꾼이다.
"알면 약초 모르면 잡초다."
랠프 왈도 에머슨의 말처럼
잡초는 아직 그 가치를 모르는 식물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