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바람

최포근 2024. 6. 2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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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엄마한테 가자."
애마 페오니에게 말을 건다.
12년을 함께 다녔으니
소중한 친구임에 틀림없다.
 
더디 밝아오는 아침
서서히 어둠이 걷혀가는 시간
멀리서 달려오는
자동차 불빛 속에
미처 일어서지 못한 안개가 
솜뭉치처럼 뜯겨나간다.
 
한 시간 반 을 달려야 도착하는
나의 고향
"풍요금천 행복산양"
아버지가 계셨을 때도 그랬고
엄마가 있는 지금도 설렌다.
야들 야들한 호박잎과
된장을 풀고 청양고추 쫑쫑썰어 넣어
호박잎과 함께 폭 찌면
세상에서 제일가는
엄마 손 맛이 난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운 사람이 있는 곳
얼마나 더 이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을까..!!
 
태어나고 살았던 날보다
떠나와 있던 세월이 갑절인데
나는 왜 늘 이곳에
서성대고 있는 걸까.
 
고향에서 부는 바람은
언제나 맑은 물에
얼굴을 씻고 일어서는 아이처럼
싱그러운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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