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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골목 앞에...
번쩍거리는 경광등 불빛
저녁 7시 15분
119 구급대원의 들것에
그녀가 실려 나왔다.
의식을 잃은 것이다.
정이가 퇴근을 하고
한참 고성이 들려와
옆방 할아버지가 들여다보니
그녀가 경련을 일으키며
실신해 있었다고 한다.
.
지적장애인 그녀의 딸 정이는
킹콩같이 억세다.
매일 피멍이 들어
멸치처럼 쇠약해진
엄마를 벽에다 찧고 때리고를 반복한다.
한 달에... 20여 차례이상
엄마에게 폭행을 가하는 딸이건만
엄마가 괜찮다고 하니
경찰이고 무엇이고
번번이 무용지물이다.
그녀의 동생들이 달려와서
정이를 나무라지만
쇠귀에 경읽기다.
오히려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이모들의 말에 조롱만 할 뿐이다.
죽일 수도 없고
살릴 수도 없고
언니가 딸에게 맞아 죽어가는 것을
속절없이 바라보는
그녀의 동생들도 모두 죽을 맛이다.
죽으면 끝이 날까?
그녀는 어쩌다
주야장천 딸에게 맞고 사는
기막힌 운명을 타고났을까.
그녀는 삶의 방향을 잃고
들판 가운데 서 있는
지푸라기로 만든 허수아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