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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내가 살던 아파트는
초여름만 되면 달달한 향기에
취하곤 했다.
꽃의 향기는 십리를 가고 (화향십리)
술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주향백리)
사람의 향기는 천리를 가고 (인향천리)
인품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덕향만리)
밤을 지새운 하얀 별들이
창문아래 치자꽃으로 피어날때
도톰한 꽃송이가 하늘 냄새가 났다..
꽃에 가까이 가면
깔끔하고 달콤한 향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꽃말처럼
풀 먹인 무명이 말라가듯
푸르고 깊은 순결함이 배어있다.
하얀 꽃별이 송이째
뚝뚝 떨어질때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눈물색으로
씨앗으로 품는다.
순백의 꽃으로
고혹적인 향기로
노란 물색으로
사철푸르른
치자나무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나와 잇닿아 있는
귀한 인연들에게
치자 물을 우려내어
숨결까지 어여쁜
노란 치자밥을 지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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