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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이다.
맞은편에서
생수 2리터 6개들이
한 세트를 들고
힘겹게 오고 있는 그녀.
비닐앞치마를
발목까지 내려 입고
어기적 어기적
억지로 걸음을 내딛는다.
무릎이 아파서
30년간 해오던
식당을 정리하였으나
이내 반찬가게를
다시 열었다.
"놀면 뭐 하냐고?"
일흔을 훌쩍 넘겼음에도
일이 습관이 되어
억지로라도 꿈적거리는 것이
낫다는 그녀다.
어엿한 자식도 있고
매 달 월세가 나오는
자그마한 건물도 있는데
노는 것보다
일하는 게 좋다고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했는데
속속들이 박힌 아픔과
온전치 못한 다리만 남은 것 같다.
옛말에 '팔자는
길들이기로 간다.'는 말이 있다.
푼돈 벌어봐야
병원비, 약값도 안된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밑질 일을 붙잡고
매달리는건 더 큰 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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