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얼마 전 지인이
사무실에 들렀다.
퇴직을 하고 나면
남자들은 염색을 멈추고
자연주의로 돌아가는 것일까?
파마를 하였지만
엉성한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가르마를 타고 누웠다.
어쩌면..
자연주의가 아니라
자연인이 된 것 같다.
눈치라도 챈 것일까.
머리를 쓸어 넘기며
곧 모발이식을 한다는 것이다.
빽빽한 뒤쪽 머리숱으로
헐빈한 앞쪽을 메우겠다며
이미 절반은 실행에
옮겨놓은 것 같았다.
"왜요?
머리가 시려요?"
아무리 춥고 더워도
모자만 있으면 충분한데
굳이 모발이식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가 들면
순리에 순응하며
멋있게 늙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갸우뚱하였다.
바깥 머리 심는 아버지도 좋지만
안쪽 머리 채우는 아버지는
더 멋있는데...!!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치는 엉성한
머리숱을 보면
자존감과 남성성이 모두
증발되는 것 같다고 한다.
헐빈한 머리가
모든 우울을 몰고 온다니
어찌하랴.
치료차원에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내 머리카락은
반곱슬이다.
자고 나면 뿔이 생겨
학교 다닐 때에는
어지간히 골칫거리였다.
반듯이 누워도 보고
수건으로 감아도 보았지만
아침이면 영락없이
뒤집어져 있었다.
머리숱이 너무 많아
고민이었던 내가
지금은 부러움의 대상이라니
이런 것을
전화위복이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