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뽁보기

최포근 2023. 12. 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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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돌아왔다.
뽁보기
 
20여 일째 코빼기도 안 보이던 
그 녀석이 
제가 있던 집에서
얼굴을 쏙 내밀 때
택배아저씨보다 
열 배는 더 반가웠다.
 
창고에 둔 
녀석의 먹이통을 
부리나케 들고 왔다.
반가운 마음에
참치와 황태가루를
건사료에 비벼주었다. 
 
나는 반가운데 
녀석은 등을 웅크리며 
털을 바짝 세운다.
 
한참 인물이 나는가 싶더니
꾀죄죄한 몰골이 말이 아니다.
어디서 결투를 치르고 왔는지
한쪽다리가 퉁퉁 부었다.
 
등기도 안 되는 
제 영역을 지키려고
한낱 고양이도 목숨을 거는데,
뉴스에는
대한민국 2030 청년의 60%가 
캥거루족이라 한다.
 
사람도 캥거루가 되는 세상에...
더 이쁘게 부르고 
밥도 많이 줘야겠다.
대견한 나의
낭만냥이 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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