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천도

최포근 2024. 10. 2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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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모시고 구례 사성암
가파른 길을 올랐다.

구순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사찰 입구에 아래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암자로 난 오르막 길을 보며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여든다섯의 엄마가
어둔한 걸음을 핑계 삼아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 하는데
가는 길이 쉽지 않습니다."

어르신 왈
"노인의 소원이란 자는 잠에 가는 거,  
그거밖에 더 있습니까."라고 한다.

나도 한 마디 거들었다.
"그러마 천천히라도 올라가서
부처님 전에 빌어야지요."

구순의 노보살이 발걸음을 옮기 놓기 시작했다.
몇 번을 쉬었지만
끝내  큰 부처님을 새긴 바위에 앞에 도착했다.
노보살은 신사임당이 그려진 지전으로
'자는 잠에 가는 소원 등'을 밝혔다.

엄마를 부추겨 마애여래 입상을
참견하고 모두 삼배를 올렸다.
나도 사성암 바위아래  
분홍 연꽃초에 불을 붙여
'배봉린여사 무병장수기원 등'을
밝혔다.

지장전에는
살아생전 받아보지 못한
제상과 장단과 춤사위로
천도재가  한창이다.
(천도재(薦度齋)는
돌아가 신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이다.)

스님의 구성진
신묘장구대다라니에 맞춰
천수바라춤이 이어졌다.
고깔을 쓴 무용스님의  콧등 위로
땀이 송글 송글 맺혔다.

문득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나
평생 살고 죽는 일에 대한 생각을
담고 사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다.

[사성암 ]  네이버지식백과

"1984년 2월 29일 전라남도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가, 2014년 8월 28일 명승으로 승격 지정되었다. 구례읍에서 약 2km 남쪽인 죽마리 오산(鰲山)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원래 오산암이라 불렀는데, 544년(성왕 22)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성암 사적(四聖庵史蹟)》에 4명의 고승, 즉 원효(元曉)·도선국사(道詵國師)·진각(眞覺)·의상(義湘)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

오산은 해발 531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경승지이다. 《봉성지(鳳城誌)》에 이르기를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과 같으며, 예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 하였다. 암자 뒤편으로 돌아서면 우뚝 솟은 절벽이 전개되는데, 풍월대·망풍대·신선대 등 12 비경으로 절경이 뛰어나다.

또한 송광사 제6세인 원감국사(圓鑑國師) 문집에도 오산에 대한 언급이 보인다. “오산 정상에서 참선을 행하기에 알맞은 바위가 있는데, 이들 바위는 도선·진각 양 국사가 연좌수도(宴坐修道)했던 곳”이라 하였다. 어쨌든 이와 같은 기록들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 이래 고려까지 고승들의 참선을 위한 수도처였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찰은 조그마한 소규모의 목조 기와집이며, 암자에서 동쪽으로 약 50m 떨어진 암벽에 높이 4m 되는 음각 마애여래입상이 조각되어 있다. 마애여래입상의 연대가 고려 초기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사성암의 창건 내력을 살피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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