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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참꽃 군락지를 지날 때다.
노스님 한분과
60대 중반의 보살님 일행과 마주쳤다.
느릿느릿 걷고 있는 엄마에게
70대 중반정도의 노스님이
인사를 건넸다.
"보살님 나이가 아흔은 되겠는데
어째 이런 계단을 오르시고
대단하십니다.."
분명 좋은 뜻으로 건넨 말인데
뭔가 탁 걸렸다.
스님이 떠나자마자
"내가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는가?"
엄마는 웃어 보이지만
내심 유쾌하지 않다.
여든다섯이 된 엄마도 여자이고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고 싶어 한다.
물색 고운 옷을 고르는데
꼬박꼬박 염색도 하는데....!!
아흔이라니....!!
엄마는 곧장
뿌리염색부터 해야 된다며
할 일 1순위로 올렸다.
보살부대를 이끌고 다니면서도
여자나이는 보는 비결을
터득하지 못한 걸까?.
스님이 떠난 길 옆에
두메부추가 한 포기가 보라색으로
영글어 가고 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검은 머리 두메부추 꽃색으로 바뀌면
얼마나 이쁠까?
나도, 우리 엄마도
족집게와 염색에서
해방될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