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딸과 청도 운문사를 향했다.
물도 보고
산도 보고
가는 길에 신매시장에 들러
친구도 보았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큰 바위가 잠긴 계곡도
여전하다.
절집 긴 담장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에는
꽃이 피어도 좋지만
단풍이 들면 그 또한 멋질 것 같다.
비구스님들의 정갈한 손길이
절집 마당 곳곳에 담겨있다.
그늘을 찾아 땀을 식히는 보살님도
해설사의 오백나한 설명을
뚝 잘라놓고 기차 타러 간다는
처사님 무리도 모두 정겹다.
무소유라는 것이
때론 자신을 가볍게 한다.
그저 절간 처마밑에 앉아
잠시 더위나 식히고 일어서면 될 것 같은
그런 인생이고
그런 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