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휴업

최포근 2024. 3. 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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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곗바늘은 
오후 3시를 넘겼다.
 라운딩이 며칠 남지 않아
스크린으로 몸풀기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앞산육회비빔밥'
며칠 전에 갔을 때도 
금일 휴업이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었는데 
오늘도 붙어있다.
 
식당을 접은 모양이다.
썩 맛있지는 않아도
한 끼 정도는 먹을만한 곳이었는데
임대라는 현수막까지 보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두어 달 전 가족들과 이곳에서 식사를 할 때
홀 서빙 직원의 서비스가 얼음같이 차가워
밥은 먹었지만 체할 것만 같았다. 
최악의 식사였던 그날의 기억을
방문후기로 몇 자 남겨둔 것이 
목에 가시처럼 걸렸다.
 
웃지는 못할 망정
화는 내지 말았어야 했다.
특별한 것을 주문하지 않았는데
화를 잔뜩 안고 튀어나온 입이
손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건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요즘은
사람을 보고 웃을 줄만 알아도 
이미 성공한 인생이다. 
문득 옛날옛적에 보았던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코미디 프로가 생각이 났다.  
 
어렵고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억지로라도 웃음을 주려는 
배우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물가인상과 국제경기 불황으로 
모두 긴축재정에 돌입했다.
잘 나가던 곳들도 줄줄이 폐업을 하고
한집 건너 한집마다 임대현수막이 붙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폐업할 수밖에 없는
앞산육회비빔밥 주인장에게
더 단단한 내일을 위해
마음의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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