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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달력을 바꿔놓고
만나는 사람마다
복을 주고받았다.
福 많이 받으시라고...!!
그중 으뜸은
사무실 출입구 앞에 코를 박고
무려 9일이나 세배를 한
고물승용차다.
처음 베푼 여유는
의심으로 번지고
의심은 확신으로
확신은 분노로
분노는 절망으로
절망은 포기로.... 번졌다.
아침 일찍 전화가 걸려 왔다.
고물 차 주인이라는
사투리 진한 아저씨의
쩔쩔매는 목소리다.
"아들이 차를 타고 나가서 이런 줄 몰랐습니다. 차 열쇠도 잊어버리고 미쳐서 돌아다니는 놈이라 죽을 지경입니다. 견인을 해야 돼서 인사도 못 드리고 갑니다. 너무 죄송합니다."라고...!!
아버지 입에서
미쳤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어지간히 애를 먹이는
아들인 듯하다.
사무실 소파에 벌러덩 누울 때
뭔가 요상한 느낌이 들긴 하였다.
재개발로 비워진 건물에
20살 정도의 똘마니들 여럿과
들락날락 할때도 갸우뚱했었지만
엉뚱한 말들을 두서없이
늘어놓을때 괄호밖의
무엇임을 감지하긴 했었다.
아침에 출근하니
차량 한 대 남짓한
사무실 앞 주차장이
월드컵 경기장만큼
넓어 보였다.
옆구리가 찢어져
끙끙거리던
고물딱지 자동차가
떠나고 나서야
나의 일상은 평온해졌다.
23년부터
福을 빌어준 고물 자동차가
주고 간 復이다.
구청 관계자의 노고에 감사하며
구청 홈페이지에 칭찬 글을
남겼다.
![](https://blog.kakaocdn.net/dn/cGSxVw/btsC8YbGMtE/lPyqe0Hzh3g5l2wKaQceH1/im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