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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 40분
수영장 출입구 현관에 벗어 놓은
구두 한 켤레
이 구두의 주인은
누구일까?
어린 시절 이종사촌 언니가 신고 온
뾰족한 뒷굽이 달린 빼딱 구두를
몰래 신어본 기억이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닐 때도
나는 거의 굽과 거리가 먼
랜드로바를 신었다.
신혼여행 갔을 때 하이힐을
신고 계단에서 넘어져
양쪽 무릎이 다 깨진 후로
뾰족구두와는 영영 이별 했다.
나의 58년 중
단 한 번도 신어 본 적 없고
눈길조차 준 적 없는
예사롭지 않은 빨간 구두이다.
신발장이 있는데도
늘 현관에 벗어놓고 다니는
이 신발 주인은 무얼 하는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