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인사

최포근 2024. 10. 1. 21:26
728x90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용혈성빈혈로
10년이 넘게
정기검진 다니는 곳이다.

바짝 마른 체구에
니트 정장을 입은 중년부인이
다음 예약일을 잡고
진료실을 나서며
간호사에게  허리를 숙여
깍듯이 인사한다.

이곳은 피가 아픈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온다.
서울의 빅 5 병원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곳이다.

진료대기실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수십 차례 이곳에 다녀갔지만
기억 속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시간이 보일만 한 곳에
시계가 걸려있고
손 닿기 좋은 곳에
소독약과 갑 티슈가 놓여있다.
모든 물건들이
있을 만한 곳에 각자의 몫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많은 것을 알 필요도 없다.

어느 날 문득....!!
죽음을 앞에 두면
그 부인처럼
초연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마치
자신과 인연 한
세상 모든 것에 작별을 고하듯...!!
천천히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일상속 재미 더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영  (109) 2024.10.03
연수교육(세법)  (130) 2024.10.02
송이버섯  (85) 2024.09.30
남원 허브밸리  (91) 2024.09.29
전업자녀  (44) 202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