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고
모퉁이를 돌아서는
엄마의 온전치 않은 걸음이
떠오르는 아침 햇살 속으로
멀어져 간다.
새벽 5시
살그머니 운동 나가는 엄마를 보며
다시 잠을 청해 보지만
한번 깬 잠은 점점 말똥말똥해진다.
후다닥 이불을 개어놓고
엄마의 운동코스를 따라 발을 내디뎠다.
문밖을 나서자마자
눈앞으로 날아드는 눈곱피리 떼를 보며
시인 이석우 님의 글을 옮겨본다.
스님과 제자가 길을 가는데
스님이 제자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 그러자 제자는 “멧돼지나 호랑이 같은 짐승이지요.”라고 대답하였다. 스님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농사일하다 보면 제일 무서운 거 있지 않느냐?” 라며 재차 제자가 답을 낼 시간을 주었다. “혹시 고라니 아닌가요.” 답은 점점 멀어져 이산 저산의 산등성인가를 헤매고 있었다.
제자의 답을 포기한 스님은 스무고개처럼 이야기를 엮어 내었다. 나무 그늘이 햇빛을 적당하게 가리고 있고 계곡물이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고 있는 터라, 호랑이는 잠을 청하고 있었지. 그런데 어디선가 이 놈이 호랑이의 눈가에 나타났다. 정말이지 눈곱만 한 놈이었다. 이 놈은 앞뒤 가리지 않고 호랑이의 눈곱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 아니겠냐. 눈꺼풀이 간질거리는 통에 호랑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으르렁 거렸으나 이놈은 도망은 고사하고 오히려 눈 속을 파고들려고 달라붙었다. 호랑이가 고개를 흔들면 피하였다가 또 공격하는 것이었다. 자존심이 상한 호랑이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오른 것이다. 호랑이는 발톱을 날카롭게 세운 다음, 이 놈에게 필살의 일격을 가했다. 정말이지 전광석화 같은 빠르기였지. 그런데 발톱 끝에 찍혀 나온 것은 이 놈이 아니라 호랑이의 두 눈알이었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자 제자는 “눈곱파리 말하는 거지요.”하고 신나게 답을 내었다. “ 그래,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놈을 '호랑이눈깔 뺀 파리'라고 불렀단다.”
정말이지 눈곱파리는 몹시 거슬린다.
곤충 퇴치 방향성 모자나
선글라스도 무용지물이다.
목 주변에 물파스를 발라주면
눈곱파리가 달려들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 큰 효과는 없다.
이 놈들은 아예 떼를 지어 공격한다..
화장품 냄새나 땀 냄새가 나면 더욱 극성이다.
눈곱파리는 사람의 눈에 알을 까거나
가축의 눈에도 알을 깐다고 하니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눈곱파리는 파리목 초파리과에 속하는
약 65 속 3000종 중의 하나이다.
이 녀석은 번식이 쉽고
한 세대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생물학 분야, 특히 유전학 분야에서 연구재료로 많이 쓰인다. 몸 크기는 대체로 2~5mm 정도이며 머리, 가슴, 배로 나뉘며 다리가 6개, 날개는 앞날개만 발달하고 뒷날개는 퇴화하였다. 겹눈은 붉은빛, 더듬이는 어두운 색을 띠는 경우가 많으며, 몸 색깔은 노란색,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하다.
대체로 암컷이 수컷에 비해 크다. 노랑초파리의 경우 한 번에 100여 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이놈들은 1km 밖에서도 식초나 과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초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몸에 난 털과 발은 장티푸스, 콜레라 등 각종 세균을 묻혀 음식물 등에 전파한다. 알은 낳은 지 10일 정도가 지나면 성충이 된다.
새벽 5시만 되면 출몰하는
성가신 눈곱파리떼를 쫒으려고
엄마는 긴 목수건을 이리저리
흔들며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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