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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는 밤식빵이 맛있다.
오실 토실 살찐 알밤은
보기도 좋지만 먹기에도 좋다.
밤송이를 벌리면
알밤옆에 쌍동밤
쌍동밤옆에 쭉정이가 있다.
어느 날
알밤을 시샘하는
쌍동밤의 조잘거림으로
밤송이가 터지고
숲은 소란스럽다.
한 곳에 몸담아
벗인 줄 알았더니
아는 만큼 떠드는
못난이 쪽밤에겐
딱밤이 약이다.
밤 숲의 정령이 망치를 들었다.
알밤을 까느라
날 밤을 지새운 쪽밤은
그 입에 죄가 있고
조잘거림에 귀를 대준
쭉정이도
그 귀에 죄가 있으니
이 둘은 밤 숲에 가두어
함께 썩어가는 벌을 내린다.
꽝! 꽝! 꽝!
사람 사는 세상도
마치 밤송이 속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