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외동묘

최포근 2024. 4. 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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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듯해지자
나로의 담장산책 시간이 길어졌다.
가끔
열린 창틈을 확인한 뒤
바깥세상에 귀를 붙이고 있다.
 
바닥에 엎드려
눈을 감고 있을 때도
대지의 소리를 듣는 것 같다.
 
참치통조림도 먹지 않는다.
귀리 새싹을 
신나게 잘라먹더니
황태간식을 위해
눈과 입을 동원할 뿐
건사료에는 관심이 없다. 
 
어릴 시절
사 남매인 우리 집은
나누는 것이 일상이었다.
사탕하나도 깨트려서 나눠 먹었고
엄마가 만들어주는 알곡보퉁이는
지금도 똑같은 사등분이다.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나눔에 질서가 저절로 생겨났다.
제일 마지막 남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어린 시절 사탕을 먹을 때도 그랬고
머리 희끗희끗해진 지금도 그렇다. 
 
사탕을 깨트리지 않고
온전히 먹어도 좋은 혼자.....!!
나도 그러고 싶은 때가 있었다.
 
'외동묘'인 이 녀석은 제 멋대로다.
아침 참치가 저녁까지 간다.
제 밥그릇 축낼 누군가가 없으니
굳이 부른 배에 추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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