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일요일

최포근 2024. 3. 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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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늦게  일어난
휴일 아침이다.

침울하던 하늘이
끝내 울음보를 터트렸다.
차가운 바람까지
마당을 훑고 간다.

모란은 가지를
쑥 뽑아 올렸다.
꽃망울에 살이 오르는 걸 보니
곧 속이 차오를 것이다.

먹어도 좋고
안 먹어도 좋은 아침.
안마의자에 앉아
TV를 켠다.
머릿속에
오늘 해야 할 계획표를
세웠다.

아침 먹기
통곡물밥 짓기.
미역국 끓이기
세탁기 3통 돌리기
빨래 개기  3번
겨울옷 정리 1시간
점심 먹기
1시간 운동하기 1시간
영화 보기(로기완)  2시간
나로 밥 주기 청소하기
커피. 과일 먹기
청소. 설거지. 뒷정리
기타 등등...!!

이제야
의자에 앉으니
손톱밑이 아프다.
결국
직장인 엄마에게
휴일이란 없다.
날씨만큼이나
피곤한 일요일
괜히 심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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