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한 시간 늦게 일어난
휴일 아침이다.
침울하던 하늘이
끝내 울음보를 터트렸다.
차가운 바람까지
마당을 훑고 간다.
모란은 가지를
쑥 뽑아 올렸다.
꽃망울에 살이 오르는 걸 보니
곧 속이 차오를 것이다.
먹어도 좋고
안 먹어도 좋은 아침.
안마의자에 앉아
TV를 켠다.
머릿속에
오늘 해야 할 계획표를
세웠다.
아침 먹기
통곡물밥 짓기.
미역국 끓이기
세탁기 3통 돌리기
빨래 개기 3번
겨울옷 정리 1시간
점심 먹기
1시간 운동하기 1시간
영화 보기(로기완) 2시간
나로 밥 주기 청소하기
커피. 과일 먹기
청소. 설거지. 뒷정리
기타 등등...!!
이제야
의자에 앉으니
손톱밑이 아프다.
결국
직장인 엄마에게
휴일이란 없다.
날씨만큼이나
피곤한 일요일
괜히 심통이 난다.
![](https://blog.kakaocdn.net/dn/EWohk/btsF2DjbB5r/ayRWmBb9xrbpu55BlFNbFK/im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