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새봄

최포근 2024. 2. 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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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공기에
초록이 묻어났다.

스멀스멀 몰려오는
새 봄을 기다리며
할 일 없이
마당에 나와
한참을 서성였다.

촉촉하게 내린
봄비를 맞으며
모란나무 새순이
입술을 풀고
바깥공기를 탐색 중이다.

핏빛보다 고운
꽃물을 어디에
숨겨두었을까?
샛노란 꽃술은
또 어디쯤에
있을까?

갑자기
시상이 떠올랐다.

《모란》

오라 여인이여..
시리고도 하얀
성에 낀 창을
당신의 붉은 입김으로
조용히 녹여다오

허리춤 아래
푸른 치맛자락
가볍게 걷어 안고
사뿐사뿐
나의 창문으로 걸어와 다오.

짧은 봄날.
그대의 치마밑에
숨어드는
바람을 잡아놓고
실눈으로 졸고 있을
고양이 머리 위로
이따금씩  떨어지는
봄볕조각들...!!

하릴없이
뜨락에 나와
실핏줄 터지듯
부풀어 오른 그대를 기다리며
나도 모르게
서성이고 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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