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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트에서 튼실한 단감
열개를 샀다.
가을분위기는 담장위로 붉게 물든
감나무가 한 몫을 한다.
봄 문학기행에서 받아온
요산 김정한 소설가의
가을풍경을 잠시 옮겨보았다.
"쇠다리 주사 댁 감나무에 알감이
주렁주렁 달리고, 여물어진 박들이 희뜩희뜩 드러난 잿빛 지붕에 고추가 빨갛게 널리자
가을은 깊을 대로 깊었다.
그라나 농민들 생활은 서리 맞은 나뭇잎같이
점점 오그라져서, 밤이면 야학당에 모여드는
친구가 부쩍 늘어갔다. 하룻밤에는 몇 사람이 쇠다리 주사 댁 감을 따왔다.
"빨리들 먹게!"
또줄이는 뒷일이 떠름했지만, 다른 친구는 오히려
고소한 듯한 표정을 하였다.
"아따, 개똥이 저놈, 나무재주는 아주 썩 잘해! 그저 이 가지 저 가지 휘뚝휘뚝 타고 다니는 것이
꼭 귀신갖데."
철한이는 먹기보다 감 따던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했다.
"먹고 싶어 먹었다. 체하지는 말어라!"
한 놈이 벌써부터 두 가슴을 두드린다.
그러면서도 또 한 개를 골라 든다. 사실, 퍼런 콩잎이랑 고춧잎 따위에 물린 그들의 입에, 감은
획실히 일종의 별미였다."
ㅡ 사하촌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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