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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다.
서해 대설특보는 적중했다.
어제 종일 눈이 내렸는데
아침에도 여전히 눈이 왔다.
부츠를 신어야 할 정도로
발이 푹푹 빠졌다.
거북이 운행으로
어머니댁에 도착했다.
미리 차례상을 차려놓아
6시 30분에 차례를 모시고
세배까지 끝냈다.
이틀 꼬박
음식 하느라 힘든 건 나였는데
갑자기 남편 열이 38도까지 올라간다.
독감일까?
모두 마스크를 쓰고
비말 철통방어에 나섰다.
집으로 오는 길
펑펑 내리던 눈이
전라도를 벗어나자
완전 맑음이다.
온 사방이 쾌청하고 뽀송하다.
설날
모여 앉아 나눈 덕담이라곤
번번이
제례의식을 없애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결론은
어머니 살아생전에는
해야 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여든이 된 어머니는
귀가 어둡다는 핑계로
들어도 모르는 척
듣고 싶은 말만 쏙쏙 골라 듣는다.
이제 나도 늙어가고 있나 보다.
차례의식조차 없으면
자식들이 언제 어머니 보러
한 자리에 모일 날이 있을까?
알면서도 모른체하는
어머니의 해맑은 웃음을 보며
나도 따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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