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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지방으로 눈이 내렸다는데
눈 구경도 못하는 대구가
왜 이리도 추운지 모르겠다.
5시 20분...!!
잠결에 운동가방을 챙겨 들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바데풀로 직행이다.
실내 엘리베이터
틈새를 타고 들어오는 한기가
젖은 몸에 닿으면
온몸이 오그라든다.
슬리퍼를 대충 벗어놓고
바데풀 안에서
얼굴만 내밀고 있을 때였다
고희를 훌쩍 넘긴 할머니 한분이
우리가 벗어놓은 슬리퍼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다.
누구 것인지도 모르는
슬리퍼를 예쁘게 정돈해 주는
할머니의 손길이 고맙다.
미안해하는 우리를 보고
인자하게 웃는 할머니를 보니
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딸과 눈빛으로 내일의
다짐을 교환했다.
할머니의 손길로 기분 좋은
아침을 맞으며
누군가 탈의실 바닥에
흘리고 간 번호포와
쓰레기들을 버렸다.
"자발적 선행"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마음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사는 삶의 여유를
생각하는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