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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에 초대되었다.
남편의 여동생이다.
좁은 주택에서 힘들게 살다가
신축 아파트 56평으로
이사를 갔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초대를 한다.. 만다 하면서
일 년이 훌쩍 지났다.
깨끗하고 넓은 집은
탁 트인 전망까지 더해
금상첨화다.
풍성한 식탁 위에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니
요리솜씨를 제대로 발휘한 것 같다.
쪽갈비 구이, 새우전, 닭찜, 한치회
섞박지 동태탕까지
얼큰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어머니는 딸이 차린 음식을
입에 대자마자 너무 맵다며
물을 찾기 시작했다.
밥을 다 먹도록
숟가락을 다시 들지 못하는 어머니는
줄곧 용가리 불을 뿜어 내고 있다.
모처럼 딸의 식사초대를
받은 어머니인데....!!
느닷없이
어린 시절 본 이솝우화
"학과 여우"가 생각났다.
여우를 초대한 학이
음식을 호리병에 담아내고
여우는 학을 초대하여
접시 요리를 담아내어
결국 못 먹도록 골려주는 내용이다.
의도치 않은
딸의 음식솜씨로
졸지에 '학과여우'가 된
어머니는 식사초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