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포근 2024. 11. 2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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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일이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
결혼을 하고 나서는 남편이
지금은 딸들이 주축이 되어
축하파티를 열어준다.

어린시절 생일이 되면
엄마가 닭을 잡거나
장날 사온 자반고등어를
소금단지에 넣어두었다가
구워주곤 했다.
50년 전의 생일이란 그 정도도
감지덕지다.
농사일에 매달리며
일손이 모자라 허둥지둥하기에
자식 많은 집 아이들은  
자신의 생일도 기억하지 못했다.
다행히 내 생일은
가을걷이가 끝나고
곡식창고가 그득할 때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었다.

결혼을 하고
남편이 챙겨주기 시작할 때는
나이수만큼의 장미꽃다발과
케이크 그리고 선물까지 받았다.
빠듯한 용돈을 모아 사 오는 남편에게
겨울장미는 꽤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몇 해가 지날 즘
장미꽃대신 사과상자를 요청하였다.

세월이 흐르고
딸들이 자라면서
금일봉과 선물, 케이크, 외식이
생일맞이 풀코스로 진행된다.
나이가 들어가는 건 아쉽지만
꽃보다 더 예쁜
두 딸을 마주하고 앉아
남의 살 칼질하는
이 시간의 행복이 너무 달달하다.

👸나에게 생일축하해...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