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재미 더하기
효자
최포근
2024. 9. 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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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결혼을 하고 난 뒤
나에게 명절이란 언제나 어렵다.
못 먹고살던 시대도 아닌데
일 년에 대 여섯 번은 음식 만들기에
몸살이 났다.
요즘은 음식 만드느라 고생만 할 뿐
정작 명절음식은 푸대접이다.
배달음식에 커피를 시켜 먹어야
소화가 된다고 한다.
누구를 위해서 차례음식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어른들이 고집하는 차례문화가
젊은 세대에게는
"천년의 사랑도 식어버리는 차례상"이라고
한다.
공자가 죽은 지 600년이 지났고
공자의 나라에서도 하지 않는 것을
우리는 왜 이토록 멈출 수 없는 걸까?
조상의 음덕을 받은 자손은
명절마다 해외여행을 가고
가족모임에 골프장으로 라운딩을 나가는데
허리가 꺾이도록 벌초와 성묘,
차례까지 온 가족이 동원되어
죽은 조상 모시느라 파김치가 된다.
마치 피사의 사탑처럼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음식을
높이 쌓아 올리고
많은 음덕을 받고자
엎드리고 엎드린다.
생전에 내 아버지는
다 쓸데없는 일이라고 했다.
"죽은 효자는 있어도 산 효자는 없다." 며
죽어서 받는 제사상보다
살아서 얻어먹는 찬물 한 그릇이 더 낫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친정 엄마도 멈추지 않는 것을
시어머니에게 멈춰달라 할 수 있을까?
